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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셀(Resell) 시장은 202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소비 트렌드 중 하나입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중고거래와 리셀 문화가 활발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절약 목적이 아닌 가치 소비, 환경 보호, 수익 창출 수단 등 복합적인 요인이 이 문화를 이끌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MZ세대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리셀 시장이 성장하게 된 배경과 MZ세대의 역할, 그리고 이 시장의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MZ세대는 왜 리셀 시장에 열광할까?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와 Z세대(1997년 이후 출생)를 아우르는 용어로, 현재 한국에서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세대입니다. 이들은 기존 세대와 달리 물건을 ‘싸게’ 사는 것보다, ‘가치 있게’ 소비하는 데 더 중점을 둡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희소성 있는 한정판 스니커즈나 명품 가방, 정식 출시되지 않은 전자기기 등을 정가에 구매한 뒤 리셀 플랫폼에서 웃돈을 붙여 되파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단순한 중고거래가 아닌 ‘수익을 창출하는 소비’로 전환된 것입니다. 2024년 기준, 국내 리셀 플랫폼 KREAM의 사용자 10명 중 7명이 20~30대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또한 이 세대는 디지털 친화적인 특성 덕분에 리셀 문화에 쉽게 접근합니다. 번개장터, 당근마켓, 크림, 솔드아웃 같은 모바일 앱을 통해 시세 확인, 안전 결제, 실시간 상담 등을 모두 비대면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특히 크림(KREAM)은 정품 검수 시스템과 정가 비교 기능으로 사용자 신뢰를 얻고 있으며, 2024년 2분기 기준 누적 거래액 2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MZ세대는 이러한 시스템을 능숙하게 활용해 거래를 반복하면서 소비와 투자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도 이들이 리셀 시장에 적극적인 또 다른 이유입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MZ세대 응답자 중 67%가 ‘환경을 고려한 소비를 실천한다’고 답했습니다. 새 제품 대신 중고나 리셀 제품을 구매하는 행동은 불필요한 생산을 줄이는 ‘지속 가능한 소비’로 이어지며, 윤리적 소비 행위로 인식됩니다.경제 불안 속에서 부수입을 창출하려는 현실적인 이유도 존재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월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20~30대의 비정규직 비율은 각각 32.4%, 27.1%로 나타났습니다. 정규직 고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리셀은 자신이 잘 아는 분야(패션, 전자기기, 스포츠 용품 등)를 기반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이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생활형 부업으로의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리셀 시장이 구조화되는 이유
리셀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배경에는 몇 가지 핵심 요인이 있습니다.첫째는 브랜드 마케팅 전략의 변화입니다. 나이키, 샤넬, 루이뷔통 등 글로벌 브랜드들은 일부러 소량 생산과 한정판 전략을 구사해 제품의 희소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리셀 시장에서의 프리미엄을 유도하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강화하는 효과로 이어집니다. 소비자들은 해당 브랜드 제품을 ‘사고 싶은 물건’에서 ‘투자 가치 있는 자산’으로 인식하게 됩니다.둘째는 플랫폼 생태계의 기술적 진화입니다. 과거에는 중고나라나 카페 중심의 개인 간 거래가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앱 기반으로 자동 결제, 실시간 시세 확인, 정품 인증 서비스까지 제공되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크림(KREAM), 번개장터, 리셀러마켓 등은 이러한 기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습니다. 특히 ‘정품 보증’ 시스템은 고가 명품 리셀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며, 구매 거부감도 낮춰주는 역할을 합니다.셋째는 소비자의 소비 관점 변화입니다.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기반으로 거래’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컨대, 시세 차이를 분석해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사두었다가 리셀로 이익을 남기는 방식은 주식 투자와 유사한 논리입니다. 실제로 2024년 SBS 보도에 따르면, 리셀러로 활동 중인 2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처음에는 좋아하는 브랜드 제품을 모으는 취미였지만, 이젠 월 100만 원 정도의 부수입이 생긴다”며 “감각과 정보력이 돈이 되는 시대”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리셀 시장을 더 이상 단순한 ‘중고거래’의 범주에 머무르지 않게 만듭니다.마지막으로 제도화 논의도 시장 안정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상반기 리셀 플랫폼의 사업자 등록 기준, 소비자 보호 규정 강화 등을 포함한 정책안을 공개하며, 플랫폼 규제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이는 사용자 입장에서 피해를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신뢰 기반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됩니다.
중고시장에서 리셀 시장으로, 앞으로의 전망
과거 중고시장이 저렴하게 소비하는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가치와 수익을 창출하는 리셀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특히 브랜드의 희소성과 한정판 요소를 중심으로 한 거래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하나의 ‘투자’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 변화의 중심에는 MZ세대가 있습니다. 모바일 기반 플랫폼은 거래의 편의성과 신뢰도를 높였고, 법적 규제 논의는 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실물뿐 아니라 디지털 자산까지 거래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리셀은 점점 구조화된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단순한 재판매를 넘어 정보, 분석, 판단이 결합된 경제 활동으로 리셀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시장은 지속 가능한 소비문화와 개인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리셀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생태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미래의 리셀 시장은 더욱 프리미엄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부 리셀 전문 플랫폼은 이미 정품 검수 서비스를 도입해 중고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브랜드 신뢰도와 시장 가치가 함께 상승하고 있습니다. 또한 NFT와 같은 디지털 소유권 기술이 리셀 플랫폼에 접목되면서, 디지털 자산 리셀 시장도 주목받고 있습니다.이러한 변화는 단지 소비 트렌드의 변화뿐 아니라 문화의 변화이기도 합니다. ‘내가 산 것에 가치를 더해 다시 팔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순환 경제를 자연스럽게 실현하고, 그 중심에 MZ세대가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의 시장 구조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MZ세대는 한국 리셀 시장의 핵심 주체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중고 물건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서, 브랜드 가치 분석, 플랫폼 활용, 정보 수집 능력을 바탕으로 리셀 시장을 경제 활동의 한 축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향후 리셀 시장은 친환경, 디지털, 고 가치 중심으로 더 고도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이 변화에 관심을 갖는 것이 곧 미래 소비를 준비하는 일입니다.